....를 바라만 보진 않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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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 한 줌, 사진 한 칸

<겨울 강가에서> - 안도현

몽헤알 2022. 8. 19. 14:03

 

 

겨울 강가에서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안도현

어린 눈발들이, 다른 데도 아니고

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

그리하여 형태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

강은,

안타까웠던 것이다

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

몸을 바꿔 흐르려고

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

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

그런 줄도 모르고

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,

강은,

어젯밤부터

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

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

- 강가에 살면 시인의 눈을 가질까,,.

강가에 살면 시인처럼 따뜻해질까...

겨울 차가운 강도 속은 저리 따뜻하구나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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