....를 바라만 보진 않아

< 열두 개의 달 > - 유하 본문

글 한 줌, 사진 한 칸

< 열두 개의 달 > - 유하

몽헤알 2022. 8. 22. 15:02

 

 

 

      열두 개의 달

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유하

 

나 홀로 저녁의 강가를 걸었네

 

그녀와 이 길을 걷 던 날들은

 

강물과 함께 흘러가고

 

나는 열두 개의 달을 생각했지

 

우리들 산책가의 태양이었던 그 달을

 

 

그녀와 내 두 눈에 담긴 네 개의 달

 

강물에 내려앉은 달과

 

한 마리 살랑대는 은어의 눈동자를 비추던 달

 

그리고 저 솔숲 부엉이의 두 눈과

 

그녀의 눈물에 고이던 노란 달빛

 

 

돌아올 수 없는 강물을 따라

 

흘러가버린 그녀,긴 머리칼의 향기

 

우리들 산책가의 태양이었던

 

열두 개의 달도 사라졌지

 

 

그 옛날 바다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던

 

위대한 달의 힘도

 

나는 잊었네 아득히 잊었네

 

 

: 늘 일상이었던 삶도, 달도

평범하지 않은 장면에서 가까이 있는 것을 알게 됩니다.

 

심지어는 달도 태양이었던 찬란하고 밝았던 순간까지도..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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