....를 바라만 보진 않아

< 여주 강 > - 自作 본문

글 한 줌, 사진 한 칸

< 여주 강 > - 自作

몽헤알 2022. 10. 19. 14:59

 

여주강

 

 

-Ⅰ-

 

여주에는 강이 있다.

눈물보다 많은 강물들이

세월만큼 찰랑 이며 모래톱을 쓰다듬는다.

 

기억도 못할 어린 날

모래톱에 손을 담그면서도

강이 깍아 논 세월의 흔적이라곤 생각도 못했다.

 

싱겁게 스무 살쯤 나이가 들어

그도 세월이라고 꾀만 늘어

다리 쉼으로 강을 바라본다.

 

여주에는 강이 있다.

저 강은 강을 버려 강이 되는데

버릴 것만 가득한 나는 진실로

강이 되려나.

 

 

-Ⅱ-

 

손대리는결혼에실패하고찾아온첫사랑과여주강가

에앉아식사를한다첫사랑은무슨말을푹퍼서제입으

로집어넣는다물을마시며첫사랑은손대리가밀어주

는생선조각에슬퍼진다창밖에여주강이허리를움츠

리다발가락을꼼지락거리다시집살이깔아놓던이부

자리를들썩인다손대리는젓가락으로생선을집어첫

사랑의밥그릇에얹은다첫사랑은창밖으로이부자리

를털고손대리가집어준생선을본다그때편지도하얀

속살에비늘처럼번쩍이고있었지젓가락을들다엄지

에낀조그만때를보고첫사랑은운다입안가득이었는

데그만눈물이되어버렸다강으로갈것이다

 

 

-Ⅲ-

 

아! 좋다.

사람은 이렇게 사는 거야.

가끔 바람도 쐬고,

자연은 우릴 거두거든.

 

이 음악도 좋지!

이 강변에선 재즈야.

비도 오잖아.

떠나 왔잖아.

 

내가 나를 떠나기도 했잖아.

자꾸 그러지 마.

위로하려고 하지마.

그런 마음으로 여주에 강이 있어 준 건 아니잖아.

 

그냥 좋잖아.

사람 냄새보다 더 좋잖아.

그렇지 않아------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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