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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..를 바라만 보진 않아
면도기 청소를 하며 <自作> 본문
면도기 청소를 하며
이상국
그저 지나다 보니
면도기 청소를 한 지
일년도 지난 듯 하다
매일 아침
웃자란 수염을 깍으면서
회사를 옮겼고,
아내는 아팠고,
아이는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.
그보다
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던가.
마음은
하루도 쉴새 없이 자라고
또 잦아든다.
변함없이 살자고
나를 위해서, 나를 바라보는
누추하지만 늘 내일이었던 삶을 위해서
매일 아침
몸밖으로 나온 지난 마음의 가지를 잘라낸다.
그저 지나다보니 1년도 지나
면도기 청소를 하면서
내 몸을 빠져 나온 것들만큼
깊어지는 입가의 주름을 만져본다.
- 04년 4월